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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일상 이야기

[펌글] ‘크리스천 완벽주의’, 정신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접근 방해

‘크리스천 완벽주의’, 정신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접근 방해

美 남침례신학교 존슨 박사 “예수 있기에 고난 없다는 생각은 비현실적”

크리스천들은 정신 질환에 관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채, 개인적인 죄나 믿음의 부족 혹은 영적인 공격 때문이라는 식으로 단순화한다. 최근에 이르러 교회에서도 정신 질환자를 돕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크리스천들은 이 문제가 성경공부나 기도 등 영적인 방식만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여긴 채, 전문적인 치료를 신뢰하지 않는다.

 

「영혼 치유의 기초: 크리스천 심리학 제안」(Foundations for Soul Care: A Christian Psychology Proposal)의 저자이자 남침례신학교의 목회상담 교수인 에릭 존슨 박사는 “인간의 타락은 몸 전체에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존슨은 최근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의 타락이 인간 두뇌에 영향을 준다고 믿는 이유는, 생애를 통해서 뿐 아니라 태내에 있을 때 유전적인 단계와 발생학적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월 28일에 미국 새들백교회에서 열린 “정신 건강을 위한 모임과 교회”라는 제목의 행사에 참석했다. 캘리포니아 레이크포레스트에서 하루 동안 열린 향사에서 존슨은 “낙인과 성흔: 정신 질환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Stigma or Stigmata: Helping the Church Rethink Mental Illness)”라는 제목으로 강연했으며, 이에 크리스천포스트는 존슨과 정신 질환에 대한 교회의 바람직한 접근법에 관해 인터뷰했다. 존슨은 미국기독교심리학회(the Society for Christian Psychology)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낙인과 성흔’ 강연에서 “정신 질환을 부정적으로 보는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고 했는데.

“인간은 정상에서 벗어난 것에 대해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또 정신 장애가 우리에게 어느 정도 우려를 끼치는 면도 있다. 이러한 장애를 만났을 때, 우리는 다소 불안하고 불편하다. 이러한 장애, 어려움을 지닌 사람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경시한다.”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에 관한 일반적인 오해는 무엇인가? 이 문제를 다룰 때 우리는 어떤 잘못을 범하는가?

“그 사람 스스로 정신 질환을 초래했다는 오해다. 크리스천 공동체에서 우리는 그것을 그의 죄라고, 혹은 하나님을 충분히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단정 짓는다.”


 

-‘정신 질환’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런 질병은 영적 상황에 의한 것이라고 확신하는 크리스천에게는 어떻게 말하는가?

“나는 먼저 삶의 모든 것에는 영적인 차원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다. 영적인 것과 관련되지 않은, 육체와만 연관된 문제는 없다. 그(영적인 차원을 부정하는)것은 또 다른 극단적인 설명으로, 세속 문화의 방식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두뇌·생물학·사회화의 탓으로 돌린다. 기독교적 접근 방식은 종합적이며 전체적이다. 우리는 이 질병을 일으킨 모든 차원을 다루길 원한다.

정신 질환에 대해 회의적인 크리스천들에게, 나는 인간의 타락이 몸 전체에 영향을 줬다는 것을 설명해 주는 타당한 근거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알다시피, 암은 우리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인간의 타락 역시 인간 두뇌에 영향을 주며, 일생을 통해서 뿐 아니라 태내에 있을 때 유전적 단계에서, 발생학적 단계에서 잘못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영혼과 육체는 심오하며 신비로운 방식으로 결합되어 있다. 이 관계에 관한 가장 바람직한 설명은 영혼이 두뇌에 영향을 주며, 두뇌 또한 영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는 모든 개인들과 모든 특정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내 경험에 비춰 보면, 정신질환에 대해 회의적인 이들일수록 이 질환을 겪는 이들과 일해본 경험이 적었다. 당신이 정신 질환을 앓거나 가족 중에 정신 질환을 지닌 자가 생긴다면, 당신은 ‘이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심각함’을 깨달을 것이다.”


 

-성경에서는 정신 질환 문제에 접근하는 크리스천에게 어떤 관점을 제공하는가?

“성경은 삶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 신념을 제공해준다. 성경은 우리가 창조됐으며, 우리의 타락으로 피조물이 손상됐다고 말한다. 또 하나님께서 우리와 우리의 상황과 어려움과 곤경을 깊이 염려하신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하나님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 땅에 오셨으며,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우리의 고난을 담당하고, 인간의 곤궁을 함께하셨다고 설명한다.

성경에서는 죄를 우리가 지닌 가장 심각한 심리적인 문제라고 말하나, 우리는 이것을 단지 심리적인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와 연결된 심리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암·당뇨병을 비롯해 다른 여러 종류의 문제들과 함께 우리의 타락 때문에, 인류에게 손상을 주는 여러 상황들이 발생하게 됐다.”


 

-비극이 일어나기 전에 이 문제를 논의할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교회 지도자들은 어떤 일을 해야 하나?

“교회에서 토요일 오전에 세미나를 열어 크리스천 전문가를 초청해 특정 장애에 관해 질문하며 논의하면 좋겠다. 목회자는 설교 때 이 같은 문제를 언급할 수도 있다. 또 꼭 이름을 밝힐 필요 없이 그 사람이 원하는 바에 따라, 정신분열증이나 양극성 장애를 지닌 이들을 위해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이 회중과 함께 기도할 수 있다. 단지 ‘우리 가운데 정신분열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하며 기도할 수 있다. 특정한 문제를 지니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회중의 3분의 1은 어떤 문제를 지니고 있을 수 있으며, 적어도 그들 모두는 일생 중 이 같은 문제를 겪을 것이다. 교회는 예수 같은 의사, 성령 같은 위로자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집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알리고, 이러한 문제를 겪는 이들을 위한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모든 사람이 이러한 치료법으로 도움을 얻을 수 있는가?

“기독교 세계관은 ‘우리가 뭔가 잘못됐다’는 인식 위에 세워졌다. 돌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정당화해주는 문제가 있으며, 영혼에 대해 잘 아는 연장자나 현명한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이 문제에 관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놀라운 일이 되어선 안된다. 모든 이는 그들의 영혼을 위해 애쓰는 목회자, 영적 지도자, 혹은 상담자를 정기적으로 만나야 한다는 인식을 교인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사람들에겐 어느 정도든 망가진 부분이 있다. 어떤 이들에겐 우울증, 불안 등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알다시피, 타락한 세상 속에서의 삶은 쉽지 않으며, 어떤 이들은 남들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앓는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영적인 문제 및 갈등을 겪는다는 것을 더 일반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이러한 모든 문제 해결을 위해 그들의 목회자를 찾아가야 했다. 지난 150년 동안 교회 안에 일종의 완벽주의가 생겨났고, 이로 인해 크리스천은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화됐다. ‘우리에겐 예수가 있기에 죄, 우울증, 혹은 불안으로 고난을 겪지 않는다’는 생각은, 시편 말씀이나 욥 이야기, 이 땅에서 수난당하신 예수님, 겟세마네에서 애쓰시던 예수님의 빛에 비춰 볼 때 순진하고 비현실적이다. 나는 이 땅의 고난, 투쟁, 어려움은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게 이치에 맞다고 여긴다. 이것이 우리가 지닌 세계관의 일부분이기에, 나는 교회가 이 영역에 관한 참된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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